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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청한 가을날을 점심에 일어나서 어찌나 섭섭하던지..
(조금 일찍 일어나서 광화문 거리를 좀 거닐려 했는데 젠장)

지하철에서 나오니 친박단체의 확성기 소리가 소란스럽다.

이들의 규모가 다시금 커지는거 같은데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촛불은 다 어딜 간것인지 단지 한때 유행이었을뿐인가?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도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에선 무용지물
이곳은 또 다른 세상같이 고요하다.(연극이 시작되면 다른세상이 되긴 함)

포스터를 보면 그냥 가볍게 볼수 있을거 같은 기분이 들며
실제 연극도 그 기대를 충분히 부응해준다.

시작부터 관객들 분위기 업을 잘 하는 주인
(코믹연극은 초반에 빗장해제가 필수, 그래야만 웃음소리로 이어질수 있으니)
각각의 캐릭터가 뚜렷한 등장인물들
하지만 물과 기름같은 인물이 없다보니 모두들 적당히 잘 섞이는 맛이 있다.

연기도 멋지고 내용연결도 크게 무리 없어보이는데
가볍게 볼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밝게 업(?)된 톤을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도 바로바로 해결하는 흐름의 특징때문인거 같다.

한사람 한사람 파고들면 애환이 있을거 같지만 깊게 들어가진 않는다.
아무런 배경설명 없이 지나가버리면 흐름상 의문점들이 머리속에 생길 수 있는데
다들 배경설명을 짤막하게 하기때문에 그런 찝찝함도 남진 않는다.

그러나 일부 내용은 사회 문제인 품목들이라서 씁쓸할수 있지만 특유의 해결책(?)으로 넘긴다.
(이들로서는 해결 할 수 없는 일들은 해결하려 애쓰지 않기때문에 내용이 매우 담백한 기분이 듬)

박장대소 할 부분이 없다보니 코믹연극이라기 보단 가볍고 밝은 유쾌한 연극이다.
(이런류는 뭐라 해야 할지 모르지만 유쾌한 드라마 정도?)
전체적으로 연결이 좋아서 지루하지 않으나 북한여성 관련은 조금은 무겁게 다룰려 했는지
그 부분에선 갑자기 리듬이 깨지면서 심파극이 되는 통에 업된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져 버려 이도 저도 안되버린다.
(슬픈 내용이라 슬퍼해야 겠지만 심장 박동이 순간의 변화를 따라가질 못하니)
이렇게 리듬이 맞지 않으면 그 이후 몸의 반응은 졸음.
그 짧은 독백의 순간에 졸립다고 느끼는 아쉬운 일이 발생.

수많은 사건들이 즐비할텐데 그런것들로 좀더 채워넣고
분위기를 약간 낮추는 정도에서 끝냈으면 매끄럽게 진행됬을거 같은데 지하로 파고들려 하다니
(할머니의 과거내용도 조금은 덜 깊게 다뤄줬으면.. 가볍게 넘어가기엔 불만족스러운 주제긴 하지만)

더도 덜도 말고 그 곳 주인처럼 딱 그정도의 배경설명으로 끝내면 좀더 개운했을거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흐름에 큰 무게를 얹으려 하지 않았기때문에
(여행지라는 배경때문에 그렇게 한것인지 모르겠음)
연극의 막이 내려갔을때 가볍게 나올 수 있었고
버스안에서도 머리속이나 가슴 속 어디에도 별다른 찌꺼기 같은게 남아있지 않았다.

깊게 생각할 소재를 제공하는 연극도 좋지만
물 흐르듯 함께 흐르다가 다 흘러버리면 아무것도 안남는 이런 연극도 참 좋은거 같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뒤 이 연극이 떠오른다면 그 나름대로 기분좋은 일이지 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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