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동네에서 살아온지 이제 20개월정도 되어간다. 동네가 유흥가와 주택가 경계라서 휴일을 제외하면 늘 사람들을 많이 볼수 있는곳이라서 아침 저녁에 눈이 심심하지 않는곳
20개월이면 얼추 500일정도인데 이중 휴일 빼면 300번정도 같은길을 오락가락 했는데 그 삼백여번중 3명정도의 얼굴을 외웠다. -.,-;
첫번째 사람은 외국인으로 눈이 퍼렇고 TV 쇼핑몰에나 나올법한 외모(국적은 볼줄 모름 그냥 서양사람임)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번이나 봐서 그런지 외워졌다. (나는 집에서 나오고 그 사람은 회사가 그쪽인지? 아니면 그냥 밤 출근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음)
두번째 사람은 얼굴은 이쁘장하게 생긴거 같은데 눈화장을 독특하게 좀 진하게(착해보일까봐 변장을 하나? -.,-;;)해서 눈에 익는 바람에 외워졌다. -.,-; (모름직이 뭔가 독특해야 눈에 익는다니께.. ^_^;;)
세번째 사람은 아무런 특징도 없다. 그냥 키가 크고 동네가 성형한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그에 비하면 외모가 좀 빠져보이고 삐쩍 말랐는데 같은 버스정류장에서 같은 버스를 타기때문에 눈에 익어버렸다.
삼백일동안 나는 이렇게 세명의 사람 얼굴을 외웠다.
서로 미묘하게 출근 시간이 달라서 하루에 한명은 보는 편인데(세명을 동시에 본적은 없음) 그 세명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은 매일 매일 바뀌는듯 보이는데 나는 늘 똑같은거 같다. 물론 외모가 그럴뿐 그들의 내면을 본적은 없으니 전혀 모르는 일이겠지... (기분 꿀꿀한 출근길엔 그들이 무슨일을 하는지 궁금해 할때도 있다. 히히히) 그냥 보이면 보고 안보이면 안보는것이지만 그래도 은근히 아침 버스 타러가는 삼백미터가량의 거리가 궁금해 진다.
역시 사람은 사람들을 보면서 걸어야 한다. 그래야 이렇게 외워지는 사람들도 생기지. 한 백명만 외우면 책도 쓸수 있을텐데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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