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전통춤 공연? 뭔가 어울리는거 같지 않은가? (토,일까지 하는데 이때는 낮에 함) 구성은 정말 축제같은 기분이 든다.
보듬고,고무악 숨:벽사와해원 청풍풍류 태평무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일단 시작을 북으로 시작하기때문에 기분이 한층 올라갈수밖에 없다. 북의 소리와 리듬이 그렇듯 강렬하다. 간결하면서도 오고무 같은경우는 화려함도 겸한다. 그리고 리듬 악기만 다루기때문에 군무가 아이돌 저리가라 할정도로 뛰어나서 북을 이용한 춤중엔 젊음의 상징같다고 해야 할까? 활력넘치고 아름다운 인간의 딱 그맘때
북춤과 장구춤은 언제 봐서 흥겹다. 리듬악기가 갖는 매력이겠지
두번째는 갑자기 처용무가 나오긴 하는데 이게 참 난해하다. 귀신을 쫓기 위해 연초에 하는 나례라는 의식에 들어가는 춤이라곤 하지만 오늘까지 합해서 서너번 본 정도인데 처용가의 처용이 왜 귀신을 쫓는 능력이 있다는건지는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아무런 관계도 없는거 같은데. 아무튼 연말 연시 시즌이 오고 있으니 처용무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만 좀 더 이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오래된 춤사위다. 그리고 살풀이라고 하는 살풀이 춤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여럿이 함께하는 살풀이는 현대무용과 고전한국무용을 컬레보레이션 한듯한? 화려하지만 한국적인 수려함도 겸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 여자들의 춤의 표현이 화려하진 않는데 바뀌고 있는 느낌)
청풍풍류는 장구춤인데. 선비춤하고 장구춤을 섞여서 남자 여자 특별히 나뉘지 않아 전통춤만으로 보면 중성적이라 해야 하나. 장구춤는 여성이 많고 화려하면서 파워풀하기도 하긴 한데. 선비춤들이 섞였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왜 전엔 이런 시도를 안했던 것일까?란 생각이 들정도다.(이미 전부터 시도해왔는데 내가 보지 않고 있었어서 모를수도) 북과 더불어 참 흥겹다. 박수와 환호가 절로 나올수 밖에 없는 한국 고유 전통공연 중 다 함께 즐기는 공연으론 단연 으뜸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여성들의 군무는 또 얼마나 선이 아름다운가. 남성들은 근육이 많아서 몸의 움직임이 느리고 산뜻하지 못하고 선이 굵어서 둔탁한 느낌이라면 여성들은 하늘하늘하지만 결코 연약하지 않아 발랄하며 가볍고 힘이 넘치지만 굵지 않다. 그래서 보고만 있어도 가벼워지는 기분이 든다. 이런점때문에 나는 왠만하면 여성 춤을 좋아한다. 날고 싶지만 날 수 없어서 날아가는 새라도 보고 싶어하는 기분?
그리고 마지막은 태평무인데 특이하다. 모두 왕비 옷을 입고 있다? 보통 한명만 입고 있는거 아니었나? 찾아보니 한영숙류 태평무는 모두 같은 왕비옷을 입고 나온다고 한다. 오늘 처음봤는데 인원이 많아서 그런가 뭔가 좀 위압감과 위화감이 있고 긴장감이 생긴다. 왜 일까? 옷때문인지 춤때문인지 음악때문인지. 특이한건 20세기초에 도당굿 장단을 사용해서 왕비의 춤을 창작한것이라고 하니 이름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난 이름이 태평무 라고 하길래 조선시대 태평성대를 위해 왕비들이 배운 춤같은건줄 알았다. 역사도 오래된 전통의례같은? 다른 영상들을 봐도 역시 혼자 나와 춤추는게 좀 더 집중하긴 좋아 보인다.
태평무 자체도 근현대 제작이지만 일단 왕과 왕비의 생활을 모르니 전통으로 넘긴다고 했을때 오늘 본 전반적인것은 전통과는 살짝 어긋난 느낌들이다. 다들 현대적으로 각색하고 창작에 열심히인거 같기도 하고 내가 춤에 물드는건지 저들이 나같은 문외한에게 맞추려 애쓰는건지. 아무튼 점차 다가서는 느낌이 드는 훌륭한 전통춤 공연이었는데 좀 아쉽다. 내일과 모래 공연도 보고 싶지만 그러질 못한다니.
가을은 가을인가? 전엔 오늘같진 않았었는데 훌륭한 조명과 음악, 화려한 의상과 최고의 춤 그리고 국내 최고의 무대 너무 찬란하고 영롱하다. 그래서 극장을 나올땐 쓸쓸했던걸까? 가을이라서 더 그런건지
저들은 지금이 인생 최고의 순간일까.
출연 : 국립무용단, 구미시립무용단, 청주시립무용단, 태평무전승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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